여균동 감독을 봄바람 넘실거리는 누상동에서 만났다. 서촌재라는 자그마하고
체부동을 슬슬 어슬렁거리다보니 친구들이 참말로 이쁜 동네 이름들 내가 모
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
체부동 과일가게 아주머니를 다시 만나러 갔다가 서촌 계단집에 슬그머니 앉
얼키설키 얽힌 풀 수 없는 매듭처럼 보이는 전선줄을 보고 우리집 그 남자
올해로 아흔아홉 되시는 우리 시엄니는 밀가루 음식을 참말로 좋아하신다.
술시가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이 할아버지는 대낮부터 한 잔 걸치셨나 부다
당신의 봄은 어디쯤입니까? 아니 평생 당신에게도